안녕하세요, 꾹이입니다.
제가 블로그와 유튜브를 시작한 이후, 수많은 대학원 진학 관련 상담 메일을 받았었는데요,
질문하시는 것들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대학원 진학시,
자대 대학원 진학을 해야하는가 말아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이에, 자대 대학원 진학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정리하는 내용으로 글을 한번 써볼까 합니다.
대학원 자대 진학에 대한 고민은 보통 3~4학년 학부생분들이 자대에서 학부연구생을 한다거나,
자대 교수님 수업을 들은 이후 흥미가 생겨서 컨택을 한 이후 생기게 됩니다.
자대 교수님들은 '자신의 대학원 연구실로 진학한다면 수많은 혜택을 주겠다' 라고 하시면서,
학부생 여러분을 많이들 유혹하게 됩니다.
보통 자대 교수님들께서 주실 수 있는 혜택들을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고,
난생 처음으로 이러한 혜택들을 들어보는 학부생 분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드는 것임에는 틀림 없는 것 같습니다.
1) 등록금 전액 또는 상당 부분을 지원해주겠다.
2) 자대 기준 최상위급 연구 인건비를 지원해주겠다.
3) 석사를 여기서 한다면, 해외 박사 진학을 위해 도와주겠다.
4) 저널 논문 많이 쓸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
정말 위의 제안들은 학부생 분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실제는 과연?)
하지만, 대다수의 학부생분들은 실제 대학원 생활을 겪어보지 못했고,
우리나라의 현실이 어떤지 제대로 알기에는 학교 선배를 통할 수 밖에 없는 등,
대학원 진학 관련 정보를 얻는데에는 어느정도 한계가 분명히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저러한 자대 교수님들이 주신다는 혜택들이 상대적으로 좋은건지 나쁜건지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없기때문에 판단이 힘들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죠.
저같은 경우에도 부산대학교 학부에서 카이스트 대학원으로 진학하기전에,
자대 교수님 몇몇 분들로부터의 진학 어필을 받은 입장으로서,
이번 글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제 생각을 명확히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자대 교수님들이 처한 상황부터 핵심만 알려드리겠습니다.
요즘 지방 국립대 뿐만아니라, 수도권의 수준 높은 학부레벨을 가진 대학의 교수님들조차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점점 더 시간이 지날수록 저출산의 영향으로 새롭게 입학하는 학부생의 숫자가 줄어들기 때문에,
대학원생을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보통 교수님들은 처음 교수로 임용되게되면, 조교수부터 시작하게 되는데요,
조교수에서 한번 진급하면 부교수, 여기서 한번 더 진급하게되면 정교수가되고,
그즈음에 테뉴어라는 것을 받아 정년을 보장받게 됩니다.
이런 정년보장을 받기위해서 교수님들은 수도없이 많은 연구과제를 수행해야하며,
논문이나 특허같은 실적들을 수없이 많이 쌓아야하는 압박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그 많은 요구 실적들을 전부다 혼자서 만들어내기에는 너무나 힘들기 때문에,
자신이 따온 과제를 대신 해결해줄 수 있는 대학원생을 뽑고, 과제 해결방향에 대한 지도를 해주면서,
그 학생으로하여금 과제를 대신 해결하게만들고, 그 학생이 졸업하기위해서 논문 및 특허 실적을 내게되면,
자신은 그 학생의 지도교수로서 그 실적을 인정받는 방법을 이용하게됩니다.
그렇다면 그 실적은 과연 어떤 학생이 더 잘 뽑아낼까요?
당연히 교수가 하는 말 잘 듣고, 시킨 일 잘하는 성실한 학생일 수 밖에 없겠죠?
그런 성실하고 실력이 있는 학생을 자신의 제자로 삼을수록 자신의 실적을 만들어서 승진하기가 더욱 유리해집니다.
그래서 교수님들이 학점 높은 성실한 자대 학생들은 기를 쓰고 붙잡아두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학점이 높은 성실한 자대 학생의 경우, 당연히 더 높은 서열의 대학원으로 진학하려고하니,
자대 교수님 입장에서는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닐겁니다. 어떻게보면 고급 인재인데 안타까우시겠죠.
이런 성실한 자대생이 교수님 입장에서는 거의 최고로 영입할 수 있는 인재인데, 계속 떠나려고만 하니까요.
결국 자대에서 학점이 높은 우수한 학생을 데려오지 못한다면, 더 낮은 서열의 학부에서 상향 지원하는 학생이나, 외국인 학생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본인이 잘 알고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들이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자대 교수님은 여러가지 혜택을 내세우며 학부생 여러분에게 자대에 진학하라고 유혹하시는 것입니다.
그럼, 다음으로 이제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부산대에서 카이스트 대학원으로 진학했을때도 느꼈었고,
지금 제가 대기업 연구소에 와서도 똑같이 느끼는 것은,
대한민국은 여전히 빼도박도 못하는 학벌 사회라는 것입니다.
사기업은 막 대놓고 드러내지만 않았지, 거의 학교 타이틀로 석박사급 채용을 하는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는 하이브레인넷 사이트에서 몇 번만 검색해봐도 바로 알 수 있는 사실이죠.
그나마, 공기업이나 정출연 등의 공공기관들은 블라인드 채용을 하기때문에,
사기업에 비해서는 채용과정이 상당히 많이 공정하긴 합니다만, 정말 세세하게 파고들어가보면 결국 조금씩은 학교선후배나 지도교수 이름, 그리고 학교 타이틀 등의 학연 지연의 영향이 아예 0이 아니고, 알게모르게 조금씩은 작용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마주하게 되더라구요. (현실입니다..ㅠㅠ)
이에 대해 자세한 것까지는 여기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이것은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공공연히 지금도 일어나고있는 더럽고 치사한 현실입니다.
솔직히 없어져야할 적폐이기도 하지만, 이게 이미 우리나라 사회에서 만들어진 행태이고, 이것을 바꾸기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익이 없어져야만 가능하기때문에, 당장 바꾸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기업 입장에서는 일 잘하고 능력 있는 인재를 뽑는 것이 더 유리하고, 뛰어난 인재는 보통 높은 서열의 학교에서 나올 확률이 높다는 것은 다 알고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제가보기엔, 박사학위를 받았다면 학교 타이틀에 관계없이 우수한 인재들인데,
우리나라 사회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고, 실력보다는 학교 타이틀로 우선 색안경을 끼고 보는게 더 강하더라구요.
뭐, 어쩔수 없습니다 그게 현실이니까요.
바꿀 수 없으면 즐겨라는 말도 있죠.
더럽지만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고, 최대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위해서 노력해야만합니다.
사회에는 수없이 많은 적폐가 있지만 이것들을 우리가 바꾸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결론은, 만약 연구개발에 대한 꿈이 있고 열정이 있는 분이라면,
최대한 더 높은 서열의 대학원으로 상향 지원을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또한, 상당히 많은 분들이 설포카를 못가게 되는 상황이라면, 자대를 가야하냐고도 물어보시는데요,
이런 경우 저는 gist/unist/dgist 진학을 권장드립니다.
제 생각에 -ist 학교는 상당히 우수한 연구성과를 내는데 비해, 학교들이 지방에 있어서 그런지,
학부생들에게 많은 외면을 받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받고있는 외면에 비해서, 사회에서 인정해주는 수준은 상당히 높습니다.
-ist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받고 졸업한 분들이 상당히 우수하다는 것을 알아주는 사회 분위기를 종종 느낄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설포카 이하 -ist 까지가 제가 생각하는 대학원 커트라인입니다.
그럼 앞서 말씀드렸었던 자대 교수님이 주신다는 혜택들을 다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1) 등록금 전액 또는 상당 부분 지원해주겠다.
>> 과기원의 경우 거의 100% 국비 지원이며, 생활비까지 보조로 줍니다. 일반 대학원은 -ist 대학원의 혜택을 따라올 수 없습니다.
2) 자대 기준 최상위급 연구 인건비를 지원해주겠다.
>> 과제 인건비를 동일하게 받는다는 가정을 하면, 생활비까지 대주는 -ist 대학원을 따라올 수 없습니다.
(대략 석사과정 월 25만원, 박사과정 월 45만원입니다. 지금은 더 올랐을 수도 있습니다^^)
3) 석사를 여기서 한다면, 해외 박사 진학을 위해 도와주겠다.
>> 이 말은 상당히 모호하며, 2년 뒤에 지도교수의 말이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교수 입장에서는 이미 잡아놓은 물고기인데, 마음대로 부려도 학생 입장에서는 어떻게 할 도리가 없습니다.
차라리 더 높은 서열의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해서, 해외 박사를 가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4) 저널 논문 많이 쓸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
>> 네, 자대 교수님의 열정과 그 마음은 충분히 알겠습니다만,
과기원 교수님들 중에서도 그런 열정 많으신분 정말 많습니다.ㅎㅎ
이와 같이 다시한번 살펴본 결과,
자대 교수님이 해주실 수 있다는 혜택들은 모든 과기원에서는 거의 기본적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들입니다.
어떻게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그것들을 마치 엄청난 혜택들을 준다는것 마냥 부풀려 말하고 있음에도, 학부생분들은 정보가 없으니 휘둘릴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를 감안하시고 대학원 진학에 현명한 선택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지금도 대학원을 진학함에 있어, 카이스트로 진학한 것을 후회하지 않고있고, 앞으로도 절대 후회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학부생 여러분에게 대학원을 만약 가신다면, 가능한한 SKP + gist/unist/dgist로 진학하시는 것을 추천드리는 것입니다.
자대 대학원을 가신다면, 평생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끊임없이 SKP 진학한 친구들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후회하는 삶을 사실 수도 있습니다.
그럼 학부생 분들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요?
우선 제 생각에는 자대 교수님에게 여러분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 최선이라고 봅니다.
어쩔 수 없는 더러운 현실이지만, 자대 교수님들도 우리나라는 지독한 학벌 및 인맥 사회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계시는 분들이고, 교수님이 여러분이라고 하더라도 그분들도 100% SKP로 진학하실 것입니다.
(그분들도 SKP 출신이겠죠 ^^)
따라서 여러분의 생각을 자대 교수님 면담을 통해 솔직하게 말하신다면,
그분들도 어쩔수 없지만 학부생분들을 보내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 자기 할말만 하고, 정말 좋은 혜택을 준다면서 붙잡으려고만 한다면, 정말 염치없는 교수님일 확률이 높고, 그런 교수님에게 입학해서 배우더라도 고생만 바가지로하면서 졸업은 늦게해줄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 무시하시고 갈길 가시면 되겠습니다^^.
그럼 오늘의 요약.
- 대학원 진학은 가능한한 더 높은 서열의 대학원으로 가자. skp + gist/unist/dgist.
- 자대 대학원 가서 후회하지 말자.
- 내가 대학원 적성에 맞는지 알고싶으신 분?
- 취업을 위한 대학원 진학 생각이 있으신 분?
- 연구개발 직군으로 취업하고 싶으신 분?
- 전문연구요원을 통한 대학원 박사 생각이 있으신 분?
- 자대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고 계시는 분?
- 대학원 졸업 이후 기술 창업을 희망하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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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여러분의 진로 고민을 들어드리고, 최선을 다해 의견을 공유드리는 꾹이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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