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국내 박사라 문의주신 것에 대해 만족스럽고 정확한 해답을 드릴 수는 없겠지만, 제 의견을 말씀드려보겠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미국이 특히 잘하는 분야가 있고, 우리나라가 특히 잘하는 분야가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말씀하신 분야도 상당히 강하지만, 더더욱 강한 분야는 소프트웨어쪽입니다.
쉽게말해서, '고부가가치' 산업이 매우 발달한 나라입니다. 서비스 강국이라고하죠 그래서.
이런 분야는 미래에도 잘 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요즘 인공지능이니 빅데이터니, 컨텐츠니 지식재산권이니 같은 서비스가 미래 먹거리라고들 합니다.
반대로 우리나라는 비교적 부가가치가 낮은 제조업 분야가 강합니다.
반도체, 전자공학만 하더라도, 결국 제조업일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미래에도 잘 나아가려면, 부가가치가 높은 차세대 먹거리를 찾아내야합니다.
제조업은 결국 더 잘할 수 있는 중국/베트남/인도 쪽에게 물량을 빼앗길 수 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강한 반도체공학 같은 것을 국내 박사전공 하시더라도,
실력적인 면에서는 뛰어날지 모르지만,
대우 측면에서는 미국 박사와 국내 박사는 비교가 안됩니다. (박사 기준 급여는 최소 1.5배 차이가 날 것입니다.)
미국 사회에서 박사 커뮤니티는 실력보다는 철저하게 소개 시스템으로 돌아갑니다.
미국 대학원 지도교수가 소개해준 회사에 들어가는 식이죠.
우리나라처럼 공고를 내고 경쟁 붙여서 선발하는 방식이 아니라,
소개해준 사람을 신뢰하고, 그 기반으로 박사학위자들을 선발합니다.
그렇게 하는것이 더 책임감있고, 일잘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증명되었을 수도 있겠죠.
반면에, 국내 박사 졸업자들은 대부분 대기업 연구소나 정부출연연구소로 취업을 희망합니다.
일부분은 선후배 추천으로 취업하겠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힘으로 이력서내고 취업해야합니다.
해외 박사를 특히 미국 박사로 비교를 많이 하긴했지만,
많은 부분에서 미국 박사와 국내 박사는 급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KAIST 박사 졸업생이라도, 국내 지방거점국립대의 교수직은 꿈도 꾸지 못합니다.
최소 해외 포닥 1~2년은 하고 들어와야 자리가 생길까말까죠.
(이것도 요즘 장담못해서 3년 5년 이상 계신분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또한 국내보다 미국 대학의 연구 환경이 월등하게 좋습니다.
말씀하셨듯이 미국이 잘하는 분야에서는 더더욱 좋습니다.
우리나라는 공학쪽이 아닌 자연과학쪽은 심각할정도로 연구 환경이 열악합니다.
인터넷이 된다고 하고싶은 연구를 모두 다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데이터를 쌓을 실험도 해야하고, 비싼 실험 장비나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민간기업과의 Co-work도 매우 중요한 팩터입니다.
국내에는 기반 연구 환경이 미국에 비해 매우 열악합니다.
정리드리자면 제 생각에는, 미국 유학 갈 실력이 있으시고 여건만 되신다면, 가시는게 좋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보다 월등히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명확한 사실입니다. (취업/연봉/연구환경 모든 면에서)
설령 그 분야가 반도체 분야라고 하더라도요.
하지만, 질문자분 인생 목표가 '적당하게 편하게 살자' 마인드 이거나,
돈 많이 버는 것이 1순위 목표라면, 국내에 계시는게 낫겠지요.
이상 국내 박사의 하소연 같은 상담 답변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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