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출판했었던 내 전자책을 읽어주시는 많은 분들이 제목과 같은 질문을 많이들 하신다.
그래서 오늘의 글에서는 그에 대한 내 메일 답변을 요약해보고자 한다.
1. 요즘 AI라고하면 뭔가 대단한 것 같고, 이게 막 세상을 이끌어가고있고, 영원할 것만 같이 느껴진다.
2. 주위 친구들은 죄다 AI 가져다붙여서 연구하는것 같고, 내가 하고있는건 시대에 뒤떨어진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느껴진다.
3. 지금이라도 AI 공부 시작해서 따라가야할까요? 라는 질문을 꽤나 많이 받았다.
4. 항상 비슷한 레파토리로 답변을 시작한다.
먼저 질문부터...
"진짜 AI가 영원할까요?"
5. 사실 이 세상에 영원한건 없다. AI는 영원한 것처럼 보일 뿐이다.
스쳐지나가는 그 어떤 유행?같은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뭐 아닐수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6. 자.. 때는 2005~2008년.
공대 기준 수능 정시 입결을 보면, 조선해양>기계>전전>컴퓨터
내 기억에는 뭐 대충 이런 수준이었다.
그때 조선해양쪽 학과행사 같은곳 가보면 아주 가관이었다. 막 피리불고 행진하고;;
막 학부 3학년차 여름~겨울때 바로 취업 확정되고 놀던 사람이 내 기억엔 최소 20%는 넘었던 것 같다.
7. 그때 분위기가 어땠을까?
그 축제 기간은 영원할 것만 같아보였다.
그땐, 부울경 대구권 지방대만 나와도 연봉 짱짱하게 나오는 지방쪽 대기업도 꽤나 많은 시절이었고,
지금과 같은 수도권 밀집현상? 그딴거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시절이었다.
8. 조선해양의 축제는 얼마나 갔을까?
2010년부터 슬 맛탱이가 가기시작하더니, 아주 폭삭 지하실을 파고 내려가게 되었다.
죄다 망해버렸다. 거제라는 지역 자체가 아예 폭삭 망해버렸다.
9. 지방쪽에서 잘 할 수 있는 제조업들이 망하기 시작하고, 첨단/지식 기반 산업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 공세에 의해 대체되기 쉬운 순서로 망해왔다.)
10. 첨단/지식 기반 산업은 고학력자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 강점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지금의 전전/컴공/AI 의 인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11. 그럼 앞으로도 계속 이럴까?
12. 내 생각은 다음과 같다.
1) 그쪽 인기가 쉽게 사그라 들 것 같지는 않아보인다.
2)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내가 지금 20대 중후반으로 되돌아가서 대학원 전공을 선택해야하는 입장이라면, AI는 꺼릴 것 같다.
3) 거기가서 탑티어먹을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난 내가 안똑똑한 사람이란걸 아주 잘 안다.)
4) 다씹어먹고 탑티어먹을 자신있으면 가도된다. 그런데 왜 굳이 그런 힘든 길을... 거기 괴물들 천지인거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인데;;ㅎ
5) 굳이 경쟁 심한곳 가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전혀 쳐다보지도 않는 곳에 가는게 길게보면 훨씬 더 나을 수 있다.
6) 인생은 길기 때문이다. 5년 10년뒤 졸업할 시기에 AI 망하고 안뽑으면 어쩔껀데?
7) 막말로, 그거 Chat GPT나 애플, 구글과 같은 빅테크에서, general AI 만들어서 내놓으면 어쩔래?
8) 일반인도 막 쉽게 쓸 수 있도록 AI가 보편화 되는 시대가 오면 어쩔래?
9) 굳이 기업들이 AI 연구한 몸값만 드럽게 비싼 고학력자 뽑아서 연구개발 시킬까?
10) 위는 내가 생각한 시나리오 이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라 생각한다. (아님말고ㅎ)
11) 굳이 경쟁 많은 곳에가서 뺑이쳐서 학위받았는데, 인기 산업군이 바뀌어서 AI가 비인기 학과로 바뀌면 인생이 막막해지지 않을까?
12) 생각보다 현실은 차갑다.
13. 미래가 불확실할수록 더 안전하고, 미래에 꾸준히 수요가 있을만한 분야는 언제나 좋은 선택지가 된다.
지금은 모든게 불확실하다.
국제 정세, 정치/사회, 경제(금리 이슈), 전쟁, 환경 이슈 등등
14. 지금 당장 미래에 확실하게 산업군에서 수요가 보장되는 업군은, 다름아니라 블루칼라 라고 생각한다.
위와 비슷한 논리인데, 요새 한국인 젊은 친구들은 죄다, 여름엔 에어컨, 겨울엔 히터 아래에 책상앞에 앉아서 컴퓨터나 틱틱 치고싶어하지, 아무도 현장 일 안하려고 한다. (다 배가 X불렀다고 생각한다 ㅎ)
15. 주위에서 보기에 멋있어보이고 돈도 많이벌고 명예도 어느정도 있어보이고 뭔가 고귀한 일을 하는 것 같아보이고, 유능/유식해보이는? 한국 젊은친구들 죄다 '보이는'것에 치중하고 있다. (내 주위 99% 이상)
16. 지금 밖에 나가보면 알바는 거의 동남아 친구들이 일하고 있다.
현장 일도 동남아 친구들이 대체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라고 물을 수 있지만, 의사소통에 있어서 한계가 너무나도 명확하다. 여기에 희소성이 있다. 현장 일을 잘 도맡아하는 젊은 한국인!
17. 양산/양산이관/제조기술/제조/생산 쪽과 관련된 산업공학쪽 연구개발을 대학원 분야로 정하는 것도 굉장히 유망해 보인다.
18. 다 먹고살자고 하는건데, 굳이 남들하고 비교할 필요 있나 싶다.
남들 많이 가는곳 따라가봤자 나 먹을 거 많이 없다..진짜 리얼루...
아무도 없는 곳에 나혼자가서 꿀빠는게 최고다;;; 이런건 알만한 사람들은 알것 같다.
19. 결론: 다씹어먹고 탑티어 찍으면 개폭망분야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뭐 어떤 분야든, 1등하면 아무 걱정이 없다.
그럴 자신이 없으면... 다른 생각도 많이 해보시길..!